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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우리 사장님....진로 가이드

“선생님 사회에서는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요?”

기사입력 2009-04-21 10: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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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회에서는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요?”
“어떻게 생각하기는 그냥 고등학생으로 생각하지”
“거짓말이지요?”
“니네가 말만 안하면 몰라. 어디 얼굴에 써 있니?”

사회에서 죄를 짓고 6개월(단기)에서 1년 이상(장기)형을 받고 퇴소를 앞둔 학생들과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눈 대화이다. “그냥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지” 라고 말한 것은 그곳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꾸민 말이 아닌 진심으로 느낀 나의 말이었다.
 
이곳의 학생들이나 사회에서의 일반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례는 단점을 장점으로 말하면서 계속 지지해 주었던 사례이다.

영석이는 “성남 짱”이라고 했다. 성남에서도 짱이었지만, 이곳에서도 프로그램 내내 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간식을 먹을 때도 영석이가 나눠주고, 팀별 활동을 할 때도 영석이가 리더 역할을 했다.

영석이는 리더 역할을 하면서 학생들이 제 마음에 들게 하지 않을 때, 특히 대답을 안 할 때는 “욱” 해서 큰 소리를 치거나 가까운 곳에 있는 물건을 집어 던졌다. 희망 직업은 “배달원”이었다. 이런 영석이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영석이가 “욱” 하기 전 그야말로 기분이 좋을 때 영석이에게 닉네임(닉네임은 첫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직업과 관련하여 정한다.)인 “배달원” 대신“사장님”이라고 불렀다.

“우리 영석이는 싹싹해서 배달을 해도 남보다 잘한다는 걸 선생님 잘 알지, 선생님 생각에는 영석이가 배달원을 한 5년 쯤 하다가 사장님이 될 거 라고 믿는다. 사장님이 되면 영석이가 지금처럼 리더쉽을 발휘할텐데, 종업원들이 정말 잘 따를 거 같애”

“저는 사장님 안 한다니깐요. 그냥 배달원 할 거예요. 전 기억력이 좋아서 한 번 간 길도 정말 잘 기억해요. 근데, 배달만 해도 성공할 수 있어요?”

“그럼 배달로 성공한 사람 TV에 나왔잖아, 뭐든 한 가지만 잘 하면 성공할 수 있어.
그런데 영석이는 아무래도 사장님이 금방 될 거 같애. 인정도 많지, 기억력 좋지, 사람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있잖아. 선생님은 영석이에게 대박, 성공예감이 충분히 들어.“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을 때면 자주 싸움이 났다.

그때에도 우선 말리고 “사장님이 왜 그랬어?“ 하면서 치켜주었다.
“우리 사장님은 이 담에 종업원들을 잘 설득해 되는데 왜 그랬어?” 하면서 다독거려주면 이내 흥분이 가라 앉았다.

영석이의 꿈은 “배달원”이지만, 기억력과 리더쉽을 바탕으로 “사장님”이 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주면서 충동적 행동을 조절한 사례이다.

이 사례는 화를 못 참는 특별한 학생의 이야기도 아니고, 좋지 않은 전과를 가지고 있는 학생의 사례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학생의 이야기일 뿐이다.
 
부모는 아이들을 대할 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있더라도 그것을 장점으로 바꾸어 말해주고, 더 높은 꿈을 가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지혜가 필요가 하다.
 
말을 잘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넌 참 신중하구나.”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아이가 있다면 “어쩜 그렇게 표현력이 좋지” 라고 말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가정에서 하는 진로지도의 첫걸음은 우리 아이의 단점을 장점으로 보듬어주는 게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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