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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학고 꼴찌 아닌 꼴찌들? 中 전교 1등 수재들 꼴찌 전락 부지기수

기사입력 2004-09-06 20: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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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영재들만 모인다는 부산과학고(교장 문정오)에도 당연히 꼴찌는 있다.

과학고 시절이던 3년전까지는 중학교 재학생 가운데 수학 과학 성적이 전교 1% 이내인 학생에게만 입학자격이 주어졌다.
 
영재학교가 되면서 그같은 조건이 없어졌지만 학생들의 실력은 훨씬 높아졌다. 국내 첫 영재학교에 전국의 인재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산과학고의 꼴찌는 예사 꼴찌가 아니다.

소위 유명대학에 너끈히 진학하는 비범한(?) 꼴찌들이다. 일반 인문계 학교로 전학가면 전교 최상위권을 차지할 수재들이다.

그렇지만 과학고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

부산과학고 문경근(56) 교감은 “자기 동네에서, 자기 고장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고 입학했는데 막상 와보니 온통 자신보다 훨씬 똑똑한 아이들뿐이고, 그런 가운데 최하위권 성적표를 받았을 때의 절망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과학고의 최하위권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위치를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 행동부터 달라진다. 항상 기가 죽어있고, 수업시간에 졸거나 수업시간 내내 입 한마디 열지 않는다.
 
자신감 넘치던 중학시절과는 딴판이다. 프로야구로 치자면 국내에서 난다 긴다 했던 이승엽 정민태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죽을 쑤면서 느끼는 심정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지난해 부산과학고에서는 성적부진에 따른 학사경고 학생이 2명 나왔다.
성적표를 학부모들에게 통보했을 때 본인은 물론 학부모들의 충격은 엄청났다.
중학교 시절 전교 1, 2등을 다투던 아이가 학사경고를 받을 것이라고 꿈엔들 생각했을까.

이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선택의 문제가 남는다.

영재학교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일반 인문계 학교로 전학하느냐의 기로다.

실제로 성적 압박때문에 전학을 가는 학생도 한해 몇명씩 나온다.

몇년전 부산과학고 최하위권 학생 2명 중 1명이 인문계 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 학생은 곧 전교 1등을 차지했고 한의대로 진학했다.
반면 다른 학생은 끝까지 남아있다가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이 아닌 평범한 대학의 평범한 학과로 진학했다. 과학고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문 교감은 “성적이 좋아도 이공계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혹은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인문계 고교로 전학가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영재고에 입학했다는 자부심과 그에 따른 주위의 시선때문에 전학을 꺼리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지만 학생의 장래를 생각하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문 교감은 “내 아들도 과학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는데 인문고에 진학, 전교 상위성적으로 의대에 진학했었다”며 “만약 과학고에 진학했어도 고교시절을 그렇게 자신감있게 보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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